에티오피아 커피 산지별 특징: 예가체프·시다모·구지·게샤 빌리지 풍미 지도
안녕하세요 기로로 입니다. 오늘은 에티오피아 산지의 이야기로 풀어보려 합니다. 예가체프, 시다모, 구지, 그리고 게샤 빌리지까지. 잔을 들기 전, 씨앗이 자란 장소의 공기와 흙, 나무 그늘과 고도가 어떤 맛의 언어를 빚어내는지 홈카페의 눈높이에서 정리해드릴게요. 같은 나라의 원두라도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지는지, 일기 쓰듯 차분히 기록해 보았습니다.
에티오피아 테루아르: 고도·토양·품종·가공이 만드는 차이
에티오피아의 주요 커피 산지는 대체로 1,700~2,200m의 고지대에 자리해 일교차가 크고 체리가 천천히 익습니다. 이 과정은 산뜻한 산미와 촘촘한 향의 층을 만들어줍니다. 토양은 화산성 기반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그늘나무 아래에서 자라는 전통적인 소농 방식이 많아 미세한 마이크로클라이밋이 형성돼요. 같은 지역 안에서도 마을·농장·고도에 따라 컵의 표정이 크게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품종은 ‘헤얼룸’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현지에서는 Kurume, Dega, Wolisho 같은 토착 계통이 자주 등장합니다. 가공은 워시드와 내추럴이 주류이며, 최근엔 허니·애너로빅 등 실험적 가공도 늘고 있습니다. 워시드는 깨끗한 클린컵과 티라이크한 질감, 내추럴은 농밀한 과일향과 길게 남는 단맛을 강조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예가체프(Yirgacheffe): 꽃향과 티라이크, 정교한 산미
예가체프는 제게 늘 꽃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자스민·베르가못 같은 섬세한 향이 먼저 스치고, 레몬필·화이트그레이프 계열의 산미가 투명하게 이어지죠. 컵이 식을수록 꿀 같은 은은한 단맛이 길게 붙으며, 가벼운 허브 티 같은 깨끗함이 바닥을 정리합니다. 그 청량함 덕분에 ‘맑다’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집니다.
생두 특징으로는 1,800~2,100m의 높은 고도, 화산성 토양, 그늘나무 혼농임업이 흔합니다. Kurume, Dega 등 작은 체리의 토착 계통이 많아 향의 결이 섬세하고, 워시드 가공 비중이 높은 편이라 클린컵이 뛰어납니다. 내추럴이어도 과일향이 과도하게 무겁지 않고, 산뜻한 방향성을 유지하는 편입니다.
향미 키워드: 자스민, 베르가못, 레몬필, 꿀, 홍차, 화이트그레이프, 라이트 바디, 높은 클린컵. 로스팅 성향: 라이트~라이트미디엄 영역에서 섬세함이 또렷이 살아납니다.
시다모(Sidama): 잘 익은 과일의 탄력, 균형감 있는 볼륨
시다모는 한 모금에 ‘과일이 통통 튄다’는 인상이 들어요. 복숭아·살구 같은 스톤프루트와 감귤류의 산미가 상쾌하게 올라오고, 여기에 적당한 바디가 붙어 풍성함을 만듭니다. 내추럴 로트에서는 딸기잼·블루베리 콤포트 같은 달큰함이 펼쳐지며, 아이스에서도 향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점이 매력입니다.
생두 특징은 1,700~2,000m 전후의 고도대에서 다양하게 나오며, 워시드와 내추럴이 고르게 생산됩니다. 토양과 그늘 조건이 비교적 다양해 마이크로로트 간 개성 차가 크고, Wolisho, Dega 계통 등이 흔히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밝은 과일·균형·친화력’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립니다.
향미 키워드: 복숭아, 살구, 감귤, 딸기잼(내추럴), 플로럴 힌트, 미디엄 바디. 로스팅 성향: 라이트미디엄 중심의 균형형에서 과일감과 단맛이 조화롭습니다.
구지(Guji): 단맛의 골격, 코코아의 그늘과 깊이
구지는 단맛의 구조가 먼저 느껴집니다. 사과·설탕시럽 같은 깔끔한 단맛이 바닥을 잡고, 다크 초콜릿·카카오닙스의 드라이한 뉘앙스가 길게 따라오죠. 그래서 한 잔이 가볍지 않고, 따뜻할 때도 식으면서도 모양이 잘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아함보다는 든든한 균형과 길게 남는 여운이 인상적입니다.
생두 특징은 1,800~2,200m의 높은 고도에서 내추럴·워시드가 모두 활발하며, 아디솔라·샤키소와 같은 하위 구역에 따라 캐릭터 차이가 나타납니다. 토양의 미네랄감과 일교차가 단맛을 촘촘히 세우는 데 기여하며, Kurume, Wolisho 계통이 자주 언급됩니다. 일부 내추럴 로트는 과실 발효 뉘앙스가 강할 수 있으나, 최근엔 정교한 건조 관리로 투명도가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향미 키워드: 사과시럽, 카라멜, 코코아, 헤이즐넛, 미디엄~미디엄플러스 바디, 폭신한 단맛. 로스팅 성향: 라이트미디엄~미디엄에서 단맛과 초콜릿 뉘앙스가 안정적으로 드러납니다.
게샤 빌리지(Gesha Village): 기원지 숲이 들려주는 정교한 향
게샤 빌리지는 잔을 가까이 대는 순간 ‘향의 선’이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라임 제스트·베르가못·허니·복숭아 꽃 같은 노트가 입천장에서 섬세하게 반짝이고, 여운이 길면서도 흐릿해지지 않습니다. 향의 구조가 잘 설계된 로트일수록 잔을 식혀도 표정이 깔끔하게 유지돼요.
생두 특징은 서부 에티오피아의 숲 지대에서 비롯된 1,900~2,100m 전후의 고도, 세심한 체리 선별, 미세 로트 중심의 생산입니다. 농장 단위로 Gesha 1931, Gori Gesha 등 유전적 계통이 명확히 구분되는 경우가 많아, 같은 ‘게샤’라도 로트별 캐릭터가 분명합니다. 워시드·내추럴·실험적 가공이 폭넓게 시도되며, 향의 정밀도와 가격이 비례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향미 키워드: 라임 제스트, 베르가못, 허니, 플로럴, 미세 기포감 같은 산뜻함, 라이트 바디·높은 투명도. 로스팅 성향: 라이트~라이트미디엄에서 섬세함과 향의 길이가 가장 잘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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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 비교: 산지별 생두·향미 포인트
산지 | 일반 고도(범위) | 토착 품종(예) | 주요 가공 | 향미 키워드 | 추천 로스팅 성향 | 수확 시기(대략) |
---|---|---|---|---|---|---|
예가체프 | ~1,800–2,100m | Kurume, Dega 등 | 워시드 중심, 일부 내추럴 | 자스민, 베르가못, 레몬필, 꿀, 티라이크 | 라이트~라이트미디엄 | 10–2월 수확, 1–4월 선적 |
시다모 | ~1,700–2,000m | Wolisho, Dega 등 | 워시드/내추럴 균형 | 복숭아, 살구, 감귤, 딸기잼(내추럴) | 라이트미디엄(균형) | 10–1월 수확, 1–5월 선적 |
구지 | ~1,800–2,200m | Kurume, Wolisho 등 | 내추럴/워시드 모두 활발 | 사과시럽, 카라멜, 코코아, 헤이즐넛 | 라이트미디엄~미디엄 | 11–2월 수확, 2–6월 선적 |
게샤 빌리지 | ~1,900–2,100m | Gesha 계통(1931 등) | 워시드·내추럴·실험 가공 | 라임 제스트, 베르가못, 허니, 플로럴 | 라이트~라이트미디엄 | 11–1월 수확, 2–6월 선적 |
* 고도·수확·선적 시기는 농장·마을·기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마이크로로트 특성상 예외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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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트라보카, GESHA VILLAGE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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